1984년 9월에 인하대학교에 부임한지 어언 22년이 되어 갑니다. 그 당시에는 매주 15시간 또는 18시간을 강의하여 연구를 하기가 매우 어려웠던 시절이 이제는 매주 6시간을 강의하며 나름대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대한민국 수학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차츰차츰 높아지고 있습니다만,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대학이 적지 않습니다.

국내 수학이 보다 성숙하여 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시대의 부름을 받고 대한수학회 회장 출마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번 대한수학회 회장에 당선이 된다면 다음의 과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하여 나갈 것입니다.



첫째, 수학의 특성이 공동연구를 주로 하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분야와의 특성과 달라서 홀로 독자적으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진이나 과학재단의 수학 분야의 예산이 대부분 개인 연구비의 위주로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많은 개인 연구자들이 연구비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수학분야의 연구비가 전국의 많은 지방대학에 분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학진이나 과학재단 등의 연구비 지원기관에 강력하게 설득시켜 나가겠습니다.

둘째, 수학의 대중화를 통하여 일반인들에게 수학이란 학문의 특성을 인식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전반적으로 수학이란 학문이 일반사회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과학계에서도 제대로 인식이 되어 있지 않아 물리학, 화학, 공학 등의 분야에 의해 연구비 수혜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많은 불이익을 당해 왔으며 현재도 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것을 하루 빨리 시정해야 합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수학의 대중화를 통하여 일반인들에게 수학이란 학문을 바르게 인식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대한수학회에서 여러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국내 수학계가 빠른 시일 내에 성숙한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많은 수학자들이 연구비 수혜를 받으면서 자유롭고 독창적인 연구 분위기에서 얻은 새롭고 흥미로운 결과를 대한수학회 연구발표회나 학술회의에서 신바람 나게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젊은 수학자들이 연구발표회나 학술회의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학문의 교류가 계속 이루어지면 국내의 수학계가 성숙한 단계에 올라 갈 것입니다. 그러면 SCI 논문이니 IF 이니 하는 단어가 의미가 없어져 사라질 것입니다.

넷째, 수학교육의 중요성을 교육부와 상의하여 지방대학의 구조조정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수학과가 계속 존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task force 팀 을 구성하여 대처하겠습니다.

다섯째, 미국수학회와 일본수학회와의 학술교류를 활성화하겠습니다. 가령, 일 년에 한두 번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학술회의를 개최하던가 아니면 최근에 뛰어난 연구결과를 낸 미국 또는 일본수학자를 초청하여 집중강연을 하도록 하여 많은 대학원생이나 젊은 수학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섯째, 국내의 거의 많은 대학에서 합리적이지 못한 교수 업적평가로 인하여 수학과 교수들이 다른 물리학, 화학, 생물학 분야의 평가 잣대로 인하여 적지 않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실정이 시정될 수 있도록 각 대학총장, 자연대 학장, 과기부장관, 교육부 장관에게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는 동시에 공청회를 열어 수학의 특성에 맞는 합리적이고 국제적인 업적 평가가 도입되도록 강력하게 추진하겠습니다.

일곱째, 회장의 권한을 최대한으로 축소 하겠습니다. 회장은 국내 수학자들을 위한 핵심적인 일 에 주로 몰두하겠습니다. 수학올림피아드 등 여러 사업등을 전문가이신 수학과 교수님들에게 전적으로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여덟째, 대한수학회상, 한국과학상 등의 여러 상의 심사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것에 대한 저의 의견을 다음 기회에 자세하게 피력하겠습니다.

조직위원장으로 여러 번 국제학술회의와 국내학술회의를 개최한 경험과 자연대학 부학장의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수학계를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리고 국내의 수학자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아름답고 심오한 학문인 수학을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수학계의 물꼬를 서서히 틀어 나가겠습니다.



양 재 현 드림

2006년 5월 7일



수학상의 심사기준 개선

약 10년 전에 서울에 고등과학원(KIAS)이 설립되어 유능한 젊은 수학자들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KIAS의 교수인 황준묵 교수가 2006년 8월에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ICM(세계 수학자 대회)에서 45분의 초청강연을 하게 되어 있고, 또한 연세대학교의 김정한 교수와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오용근 교수도 역시 45분의 초청강연을 하게 되어 대한민국의 수학의 위상이 차츰차츰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독창적인 수학이 국내에서 만들어져 세계 수학계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여 봅니다. 다시 말하면 뛰어난(outstanding) 또는 위대한(great) 수학자가 대한민국에서 탄생되는 모습을 보았으면 합니다.

지난 10 여 년 동안 여러 연구비 정책으로 인하여 소수 대학에 연구비가 집중적으로 투자되어 지방의 많은 대학의 연구비 수혜가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대부분의 지방대학 수학과가 우수한 학생의 유치가 어려워지고 연구의욕이 감퇴되어 연구환경과 교육환경이 아주 열악하여졌습니다. 게다가 물리학, 화학, 공학 등의 평가기준에 편승하여 수학이란 학문의 특성을 무시하고 SCI 논문의 편수와 Impact Factor(인용지수; 앞으로 간단히 IF로 적음)로 수학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현재 국내 수학계의 실정입니다. 이로 인하여 깊고 수준 높은 연구를 하기를 원하는 수학자들에게는 어려움이 닥치게 되었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 러시아 등의 세계 수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이러한 방법으로 평가하지 않으며, 지금도 여전히 SCI와 무관한 proceedings나 단행본에 훌륭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필즈상 수상자인 Alexander Grothendieck (1966년 수상), Maxim Kontsevich (1998년 수상)와 Wolf 상 수상자인 Robert Langlands 는 IF가 높은 SCI 논문과 무관한 수학자들입니다. 대체로 좋은 논문이 IF가 높은 SCI 저널에 실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밝혀두고 싶습니다. 국내 수학계가 성숙되어 있으면 뛰어난 연구결과를 어디에 발표하든가에 상관이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국내의 각종 연구비 심사기준과 여러 국내의 수학상의 심사기준을 보면 SIC 논문 편수와 IF가 높은 SCI 논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실정을 시정하지 못하면 진정한 학문의 발전이 이루어지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심사위원회도 납득할 수 없는 수학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최고과학상을 수상한 황우석 씨의 경우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심사위원들의 추태로 국내 과학계에 큰 오점을 남겼습니다. 이제는 과학상 등의 여러 국내의 수학상의 심사기준도 국제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할 때가 왔습니다.



지방대학의 수학 활성화, 여성 수학자들의 참여확대, 투명한 운영

지난 약 10년 동안 대부분의 지방대학 수학과의 여러 활동이 대체로 침체되어 왔습니다. 그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큰 이유는 선택과 집중적인 특성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생긴 여러 부작용 때문입니다. 지방대학은 우수한 학생 유치, 유능한 교수 유치, 연구비 수혜 등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특히 학술적 활동이 침체되어 왔습니다. 영호남, 충청, 강원, 경기,제주 지역에서 발간하는 수학저널의 질적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국내에 있는 많은 젊은 수학자들이 SCI 논문의 편수에 의한 교수업적 평가로 인하여 지역 수학저널에 우수한 논문을 투고하지 않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 입니다. 지역 수학저널의 질적 향상은 당분간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수학이 국제수학연맹의 D 등급(Group IV)에 진입되었을 때는 SCI 논문의 편수와 IF (Impact Factor)의 단어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할 때에서야 지역 수학저널의 질적 향상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하루빨리 국내 수학을 성숙한 단계에 끌어 올려야 합니다. 저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이 중요한 문제를 대처하여 나가겠습니다. 지금은 밝힐 수 없지만, 제가 당선이 되면 임기가 시작하기 전에 실현가능성이 있는 청사진을 내놓겠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수준이 높은 국제학술회의를 주로 지방에 유치하여 많은 지방대학의 수학자들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국외의 저명한 출판사들이 프로시딩을 발간할 수 있도록 주선하겠습니다. 저는 지방대학의 수학의 활성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국내 수학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저와 학문적으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국외의 저명한 수학자와 행정적인 업무에 뛰어난 국외 학자들을 최대한으로 활용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수학의 국제적인 수준을 D 등급으로 진입하는 발판을 마련 하겠습니다.

한국여성수리과학회가 발족된 지가 2여년이 지났습니다. 이 학회의 홈페이지를 통하여 그동안의 활동을 살펴보았습니다.(주소는 www.kwms.or.kr 임) 나름대로 초대회장 고계원 교수님(아주대)의 리더쉽에 힘입어 국내 여성수학자들을 위한 활동이 훌륭히 진행되어 왔습니다. 저는 대한수학회에 여성수학자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여성수리과학회와 공조하여 이 학회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울 뿐만 아니라 보다 더 활성화하겠습니다.

한글 수학용어사전의 편찬 작업, 수학 올림피아드 사업, 대학의 수학교육사업(예를 들면, 일반수학, 공업수학, Pre-Calculus 교재개발, e-learning 체재 구축 등) 등의 여러 사업들은 전문가이신 많은 회원님들을 참여시켜서 추진하여 나가겠습니다.

저는 천성이 거짓말을 잘못하는 사람(가끔, 여러 무리들에 의해 피해를 보지만)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없는 정책은 내놓지 않습니다. 저는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제가 하고 싶은 많은 일을 모두 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적어도 실현가능성이 있는 중요한 일은 반드시 하고 후임 회장단에게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여 주겠습니다. 저는 사심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학회를 운영하고 지방에 계신 많은 회원님들이 학회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수도권 지역과 지방이 학회 운영, 정보, 회원의 의견 등의 모든 통로가 원활하게 소통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